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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이용웅 칼럼]바이든 전격 사퇴, 김정은 보고싶다는 트럼프, 한국외교는 지금

 

이용웅 뉴스웨이브 주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81)이 11월 대선을 107일 앞두고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전격 사퇴했다.

 

바이든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그대로 민주당 후보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트럼프는 해리스가 훨씬 쉬운 상대라고 하지만 변수가 생긴 것은 분명하다.

 

바이든 대통령이 당 후보로 지지한 해리스 부통령을 비롯해 민주당 내 이른바 대타 후보들이 50대인 상황에서 79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에 초점을 맞췄던 선거운동 전략을 다시 짤 수 밖에 없다.

 

민주당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 후보가 되면 흑인, 여성 등에서 이탈표를 최대한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공화당 입장에서 보면 백인 중산층이면서도 트럼프가 싫어 민주당을 지지해 온 유권자들 일부를 다시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도 있다.

 

해리스 부통령의 아버지는 자메이카계 미국 흑인이고 어머니는 첸나이 출신의 남인도계 타밀족이다. 어머니 샤말라 고팔란은 1960년 미국으로 이민왔으며 유방암 관련 연구를 하는 의학자였고, 아버지는 스탠퍼드 대학교 경제학과 최초의 흑인 테뉴어 교수였다.

 

해리스가 흑인과 인도계 혼혈이지만 상당한 엘리트 집안 출신임을 알 수 있다.

 

트럼프 진영에서는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부인 우샤 밴스 여사가 역시 인도계 엘리트 집안 출신이다.

 

만약 해리스가 대통령 후보가 되면 공화당에서 우샤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 후보가 되면 아프리카계 유력 정치인이었던 바람둥이 윌리 브라운과의 사생활이 선거 과정에서 두고두고 꼬리표를 달고 다닐 가능성이 높은 것도 문제이다.

 

해리스는 1994년 캘리포니아 주의회 의장으로 지역 정가를 꽉잡고 있던 흑인 정치인 윌리 브라운과 연인 관계였다. 윌리 브라운은 해리스보다 서른 살 위인 아버지뻘이고 당시 아내와 별거 중인 바람둥이였다.

 

이처럼 미국 대선판이 요동을 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외교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베트남 서기장 사망과 관련된 우리 정부 조전 기사는 실종되고 트럼프 대관식에 우리 의원들이 사라진 현실은...

 

≠장면 1

베트남 권력 서열 1위 응우옌푸쫑 공산당 서기장 별세에 전세계 지도자들은 즉각적인 애도의 뜻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성명을 통해 “쫑 서기장은 미국과 베트남 국민 간 깊은 유대를 지지한 인물”이라며 “그의 리더십은 미국과 베트남 간 우호와 파트너십 정립에 도움을 줬다”라고 평가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베이징 주재 베트남대사관을 직접 방문해 애도를 표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애도의 뜻을 담은 조전을 보냈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20일 오후 4시쯤 차이치(蔡奇)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와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등과 함께 주중 베트남대사관을 찾아 애도의 뜻을 밝혔다.

 

러시아 크레믈궁은 홈페이지에 푸틴 대통령의 조전을 공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조전을 통해 “그는 러시아와 베트남의 포괄적 전략 파트너십 구축과 발전에 크게 기여한 우리나라의 진정한 친구로 항상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조전에서 “베트남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 정부, 베트남 인민과 고인의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한국은?

 

네이버나 다음에서 아무리 베트남 서기장 사망에 대한 우리 정부의 조문이나 조전 기사를 찾아보아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베트남과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이 너무 무성의한 것은 아닌지 의아했다.

 

베트남은 동아시아 국제관계에서 핵심적인 위치에 있는 나라이고 우리나라와의 경제협력 관계가 갈수록 밀접해지고 있다.

그런데 베트남 라디오방송에서 우리 정부도 조전을 보냈다는 기사를 겨우 찾았다.

 

< 故 응우옌 푸 쫑 서기장 별세 소식을 접은 윤석열 한국 대통령, 김정은 조선 국무위원장 등을 비롯한 세계 여러 국가 지도자들이 베트남 공산당 중앙 집행부, 국회, 국가주석, 정부, 중앙 베트남 조국전선위원회와 베트남 국민에게 조전을 보냈다.

 

조전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위대한 지도자를 잃은 故 응우옌 푸 쫑 서기장 유가족과 베트남 국민에게 애도를 표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베트남의 눈부신 발전과 베트남-한국 간의 우호 관계 강화 등을 위한 서기장의 성과와 염원이 양국 국민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질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 북한 등은 집권당에서 직접 언론사에 조문 내용을 브리핑했거나 관영매체에서 관련 보도를 주도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베트남 서기장 사망과 관련해 조전을 보냈지만 국내 언론에는 전혀 릴리스를 하지 않은 것 같다.

 

국내 언론들 또한 그 어느 곳도 “베트남 서기장 사망에 우리 정부는 어떤 내용의 조전을 보냈느냐”고 용산 대통령실이나 외교부에 문의조차 않았음을 알수 있다.

 

그러니까 최근 북한을 방문한 뒤 바로 베트남으로 떠난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전세계 열강 들이 주목하고 있는 베트남과의 우호 선린관계에 국내 정치권은 물론 언론계 그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은 것이다.

 

베트남 서기장이 사망한 지 5일만인 23일  한덕수 총리가 장례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보도자료를 냈다. 너무 늦은 감이 있어 아쉬운 대목이다.

 

≠장면2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전 세계인들의 관심 속에 나흘간 치러지며 18일(현지시간) 막을 내렸지만 국내 정치권은 집안 문제에만 몰두한 채 관심을 두지 않아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최대 우방인 미국의 ‘미래 권력’을 좌우할 중대 행사에 야당은 물론 정치 색채가 비슷한 여당에서도 국회의원이 한 명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일부 언론에서는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를 전후에서 이런 기사를 내보냈다.

 

때마침 국내 정치권은 각 당에서 대표를 뽑는 선거에 몰두하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99.9%의 찬성으로 조국을 다시 대표로 뽑았고, 민주당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연일 90%를 넘기는 득표율을 자랑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당대표 선거에 나선 각 후보들이 서로를 죽이겠다고 아주 난장판을 만들고 있다.

 

우리 정치권에서 그 누구 한 사람도 격변하는 국제정치의 현안에 대해 관심을 두거나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는 것이 마른 하늘에 벼락을 맞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 되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 여야 정치권은 항상 서로를 ‘친일정권’ ‘친북정권’ ‘친중정권’ ‘친미정권’ 운운하면서 싸우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끝내고 김정은 만나겠다는 트럼프는 과연 승리할까

 

20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오는 11월 제2차 평화회의를 추진한다며 “회의에는 러시아 대표단도 참석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CNN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이 “처음으로 러시아와 협상할 의향이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현재 최전선 상황의 어려움과, 가장 가까운 동맹국들의 미래 지원 수준에 대한 정치적 불확실성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불만을 표해온 트럼프 대통령 후보는 현 전선에서 즉각 휴전을 발동할 것을 수차례 언급해온 것을 지금 다시 상기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는 자신이 당선되면 내년 1월 취임 이전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밝히며 재집권 시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다시금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20일(현지시간) 후보 선출 후 첫 유세에 나선 자리에서 “나는 북한 김정은과 잘 지냈었다”며 “그는 핵무기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나는 그와 잘 지냈다. 내가 대통령이었을 당시 여러분은 결코 위험에 처할 일이 없었다. 잘 지내는 일은 좋은 일이지 나쁜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은에게 다른 것을 해보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말하곤 했다”며 “그는 핵무기를 사는 것만을 원하는데, 나는 그에게 '긴장 풀고 좀 느긋하게 있어라(relax, chill). 당신은 충분히 가졌다. 당신은 너무 많은 핵을 가지고 있다, 너무 많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좀 긴장 풀고, 야구 경기나 보러 가자고 했다”며 “내가 야구가 뭔지 알려주겠다, 우리는 양키스 경기를 보러 갈 수 있다(고 했다). 우리는 시즌 첫 홈 게임 때 와서 미시간 (경기)을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만약 대선에서 승리해 이처럼 북한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다시 추진한다면 그동안 교착 상태에 빠진 북일정상회담도 재논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트럼프 후보는 과거 대통령 재임시에도 북한과 핵협상이 마무리되면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은 미국이 아니라 국교 정상화를 도모하고 있는 일본이나 한국 정부의 역할이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했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 2기가 현실화되면 당장 동북아 정세는 격랑 속에 빠져들어갈 것이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마무리되면 갑자기 가까워졌던 북·러 관계는 다시 소원해질 가능성도 크고 우리 정부는 바로 이같은 상황에도 대비해서 그동안 소홀히 대해왔던 ‘북방외교’를 적극 부활시킬 필요성도 커지는 것이다.

 

물론 지금 당장 바이든이 대선 후보에서 물러났다고 해도 트럼프가 바로 대선에서 승리한다는 보장은 없다.

 

바이든에게 달라붙었던 고령화 논란이 트럼프로 옮겨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 이 시점에서 누가 차기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것인지를 예단하는 것은 어렵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 정부나 정치권이 여러 시나리오 등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과정을 소홀해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문제는 지금 우리 정치외교망에서 그런 흐름을 찾아내기 어렵다는 점에 있음이다.

 

이용웅 뉴스웨이브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