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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만기 30년, 금리는 6.3%…코리아세븐의 고금리 유혹

- 코리아세븐, 1000억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
- 자본확충 통한 부채비율 554%→400% 개선 기대
- 미니스톱 인수 후 적자 지속…재무개선 시급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정민휘 기자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이 1000억원 규모의 채권형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미니스톱 인수 이후 수년 간 지속된 자본잠식 우려와 차입 구조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신종자본증권 특성상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부채비율 산정에 있어 유리하게 작용하며, 단기적으로는 150%포인트(p) 이상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은 지난 25일 1000억원 규모의 국내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 형태의 채권형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만기(2055년 6월 27일)는 30년으로 설정됐고, 최초 콜옵션 가능 시점은 발행일로부터 2년 후인 2027년 6월 27일이다. 표면이자율은 6.3%로 확정됐으며, 이후 매년 2~3%포인트씩 금리가 가산되는 스텝업 조건이 붙었다.

코리아세븐은 이번 발행 목적을 명확히 ‘차환 및 자본 확충’으로 못박았다. 오는 8월과 9월 각각 만기가 도래하는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제20회 900억원, 21회100억원)를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서, 만기 연장이 아닌 자본 성격의 조달을 선택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코리아세븐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1000억원, 총차입금은 1조1411억원에 달한다.

코리아세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자료=금융감독원

 

부채 누증과 자본잠식 우려는 이미 수년 전부터 가시화돼왔다. 2022년 미니스톱을 인수하며 자본총계가 7166억원까지 치솟았지만, PMI(인수 후 통합) 장기화와 수익성 악화로 적자가 누적됐다. 여기에 영업권 손상차손까지 반영되면서 2025년 1분기 현재 자본총계는 3239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반면 같은 기간 부채총계는 1조7958억원으로 증가해 부채비율은 554.4%까지 치솟았다.

재무구조 악화는 투자자 및 신용도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지표다. 이에 대해 코리아세븐은 실질 차환이 가능하면서도 회계상 자본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재무제표 개선을 노린 셈이다. 이번 발행분이 자본총계에 모두 반영될 경우, 단순계산상 부채비율은 400% 수준으로 개선된다.

물론 영구채는 이름만큼 '영구'는 아니다. 대부분의 발행사들이 최초 콜옵션 시점에 상환에 나서는 관행을 감안할 때, 이번 조달도 사실상 2년짜리 조기 상환성 부채로 인식될 수 있다. 연간 수백억원에 달하는 이자 부담도 고려해야 할 요인이다.
이런 맥락에서 일각에서는 재무개선의 '형식적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말 PMI가 일단락된 만큼 이제는 본격적인 수익성 회복과 점포 효율화가 수반되지 않으면 지속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