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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브][게이트]웅진, 프리드라이프 인수 대금 ‘전액 대출’…FI로 DB금융그룹 등판

- 웅진, 프리드라이프 인수 '9부 능선' 넘어
- 웅진, 교육시장 침체 속 상조업 진출 추진
- 부채 증가 우려…웅진의 자금 조달 리스크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황유건 기자

웅진그룹이 프리드라이프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DB금융그룹에서 대출 받기로 했다. DB금융그룹이 적극적인 대출 의사를 밝히며, 웅진은 인수 대금 전액을 DB금융그룹을 통해 조달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웅진은 프리드라이프 인수를 위해 총 9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자금은 모두 대출 형태로 확보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2000억원은 웅진이 설립할 특수목적법인(SPC)에 에퀴티(Equity) 출자금으로 투입한다. 해당 자금은 재무적투자자(FI)인 DB금융그룹으로부터 차입한다. 나머지 7000억원 역시 DB금융그룹의 대출금으로 메운다. 선순위·중순위 인수금융을 활용해 조달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DB손해보험이 주체로 나서 대출해주고, DB금융투자가 인수금융 주선사 역할을 수행하는 방향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이 인수 자금 전액을 대출로 조달한다는 점은 재무적 부담 요인이다. 인수 이후 금리 인상 등 금융 환경 변화가 발생 할 경우, 재무 리스크가 웅진그룹 전체로 번질 수 도 있기 때문이다. 

웅진그룹의 자주사인 ㈜웅진의 2024년 9월 말 별도 기준 현금및현금성 자산은 128억원이다. 연결로 봐도 551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인수 대금 전액을 빚으로 충당할 경우, 웅진의 부채비율은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웅진그룹의 상조업 진출은 교육업계 전반의 성장 정체와 무관하지 않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기존 교육 사업의 성장성이 둔화되자 웅진은 상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점찍었다.

프리드라이프 CI

상조업은 금융업과 닮아 있다. 고객이 납부한 선수금(고객이 일정 기간 납입한 대금)이 기업의 핵심 재무 자산으로 작용하며, 이를 운용해 추가 수익을 창출한다. 실제로 프리드라이프는 2조원 이상의 선수금을 기반으로 금융자산 운용 수익률을 4.8%까지 끌어올리며 일부 보험사보다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상조업의 선수금 규모는 2020년 말 5조8838억원에서 2024년 3월 말 9조4486억원으로 60.6% 증가했다. 고령화 사회 진입과 ‘웰다잉(Well-Dying)’ 문화 확산으로 인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제공하는 사업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웅진은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를 인수함으로써 단숨에 업계 강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시장 내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 단순한 인수만으로는 성공을 담보하기 어렵다. 교육업계에서는 이미 교원그룹과 대교그룹이 각각 교원라이프(2011년)와 대교뉴이프(2017년)를 통해 상조 시장에 진입해 있다. 이밖에도 보람상조, 대명소노시즌 등이 시장을 나눠 먹고 있다. 지난해 10월엔 코웨이까지 상조 자회사를 설립했다. 

인수 이후 웅진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기존 강자들과의 경쟁은 심화될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고객 확보 경쟁이 가속화되는 만큼, 웅진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웅진그룹은 지난달 17일 사모펀드 VIG파트너스가 보유한 프리드라이프 지분 전체를 인수하기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재 웅진은 프리드라이프의 경영 상태와 재무 상황 등을 자세히 살펴보는 실사 작업을 진행 중이며, 오는 5월까지 실사를 마친 뒤 거래 조건을 협상하고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