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위, SM그룹 내부거래 추가 조사 착수
- 우기원 대표, 한남하이츠 부지 논란
- 우지영 대표, 천안 부지 헐값 매입 의혹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SM그룹의 내부거래 논란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SM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추가 조사에 들어갔다. 공정위는 SM그룹 오너 일가의 부당 내부거래 여부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우오현 회장의 자녀들이 연루된 부동산 거래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공정위는 지난 2월 10일부터 14일까지 SM그룹의 7개 계열사(SM상선, 삼라, 삼라마이다스 등)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조사의 주요 초점은 SM그룹이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통해 오너 일가에 경제적 이익을 부당하게 제공했는지 여부였다. 공정위는 내부거래 과정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이나 자산을 거래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봤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옥수동 토지 관련 부당지원의 건’과 ‘천안 성정동 사업기회 제공의 건’ 등에 대한 추가 조사에 들어갔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1남4녀 중 막내아들인 우기원 SM하이플러스 대표는 2018년 서울 성동구 옥수동 한남하이츠 아파트 재건축조합 설립 직후 5억3000만원을 들여 일부 부지를 매입했다. 이후 이 부지를 조합 측에 100억원대에 매입할 것을 요구해 논란이 됐다.
우기원 대표가 매입한 부지는 아파트 주 출입로로 사용되는 4개 필지로, 단독 활용이 어려운 땅이었다. 조합 측은 이 필지를 매입하려 했으나 협상이 결렬됐다. 현재 조합은 다른 방향으로 주출입로를 변경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또한 우기원 대표가 부지를 매입할 당시, 광주은행(약 4억8000만원)과 SM상선(약 51억5000만원)으로부터 근저당을 설정한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SM그룹 계열사가 우 대표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지원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우 회장의 둘째딸인 우지영 대표의 개인 회사(지분율 100%) 에이치엔이앤씨(옛 태초이앤씨)는 천안 성정동 아파트 개발 사업에 참여했다.
공정위는 SM그룹 계열사가 에이치엔이앤씨에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지원한 정황이 있는지를 확인 중이다.
에이치엔이앤씨가 2022년 말까지 만해도 자본총액이 마이너스(-) 8900만원인 완전자본잠식 회사였다.
에이치엔이앤씨는 SM그룹의 지원으로 현금 보유고를 늘렸다. 2023년 5월 SM상선으로부터 288억원을 차입했고, 지난해 2월에는 SM하이플러스로부터 92억원을 차입했다. 같은 해 3월에는 SM상선으로부터 135억원을 추가로 빌렸다.
SM상선에서 차입한 자금은 2023년 성정동 부지와 해당 부지에 건설 중이었던 미완성 아파트 단지를 매입에 흘러들어 간 것으로 보인다.
해당 부지와 아파트 사업은 원래 SM그룹 계열사인 SMAMC투자대부가 432억원에 매입한 곳이다. 이 곳은 에이치엔이앤씨에 389억원에 매각하려 했다가 계약이 취소된 이력이 있다. 이후 공개 매각 절차에서 다시 에이치엔이앤씨가 228억원에 최종 매입에 성공했는데, 이전 취소된 계약액(389억원)보다 161억원이 낮은 가격에 체결됐다.
매매가 하락으로 SMAMC투자대부는 204억원의 손해를 입었다. 이에 SMAMC투자대부가 오너 일가를 위해 헐값에 부지를 매각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공정위 조사가 진행 중이다.
논란이 커지자 우지영 대표는 지난해 8월28일 에이치엔이앤씨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다. 다만 우지영 대표는 여전히 회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SM그룹 측은 현재 공정위 추가 조사에 대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관계자 역시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해,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SM그룹의 내부거래 의혹은 오너 일가가 계열사 자금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했는지 여부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한편 에이치엔이앤씨는 지난해 8월 말 100% 자회사인 에이치엔아이엔씨(옛 현대BS&C)와 흡수합병을 완료하며, 사명을 기존 태초이앤씨에서 지금의 에이치엔이앤씨로 변경했다.
에이치엔이앤씨는 인수협병(M&A)으로 몸집을 불리는 중이다, 한스인테크와 그 자회사(지분 50%) 한스케미칼 인수 행보는 단순한 사업 확장에 국한되지 않고, 소(小)지주 체제 기틀을 마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재계 역시 우지영 대표가 에이치엔이앤씨를 중심으로 계열 분리를 시도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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