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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뉴스웨이브][단독]유진그룹 계열 '동양' PF 위기...'1800억 시한폭탄'

- 동양, 시행사의 대출원리금 1800억 인수 공시
- 공사준공기한 못맞춰, 대출약정에 따라 채무인수
- 주무관청 측 "사용승인 지연이 원인", 유진 측 "곧 승인나고, 큰 문제없어"

충북 음성 금왕테크노밸리 물류센터 조감도


뉴스웨이브 = 이태희 기자

부동산PF 우발채무 등으로 건설업계의 위기감이 계속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유진그룹 계열 건설사인 동양이 부동산PF 시행사가 지고있던 대출원리금 채무 1800억원을 대신 떠안게 됐다.

동양은 충북 음성 금왕 물류센터 개발사업 시행사인 금왕에프원의 미상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원리금 채무 1800억원을 인수한다고 지난 22일 공시했다. 채무인수 규모는 동양 자기자본 7835억원의 23%에 달한다.

채무를 인수하는 이유는 시공사로서 책임준공의무 미이행에 따른 중첩적 채무 인수라고 동양측은 설명했다. 이 물류센터의 대출약정 상 책임준공기한이 지난 21일인데, 이날이 지나도록 책임준공을 못했기 때문에 대출약정에 따라 시행사의 대출원리금 채무를 모두 떠안는다는 설명이다.

부동산PF 채무 인수 관련, 지난 22일 동양의 공시


동양은 또 책임준공 미이행으로 인한 대주단의 기한이익상실 선언은 유예되었고, 유예기한은 대주단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약정기한내에 책임준공을 왜 못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으나 “당사는 본 사업의 건물 전체에 대한 사용승인 점검을 진행하였으나, 산업단지 내 사업부지의 지번 부여가 완료되지 않아 관계 관청의 사용승인이 지연되고 있다”고 공시한 것으로 보아 주무관청의 사용승인 지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동양은 이 물류센터에 대해 매매계약이 추진 중이고, 매매계약 체결시 그 매매대금으로 채무인수금액을 변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양은 2022년 4월8일 금왕에프원으로부터 이 물류센터 신축공사를 1463억원에 수주했다. 공사 계약기간은 22년4월21일부터 24년2월20일까지다. 이 공사는 충북 음성군 금왕테크노밸리 산업단지내 연면적 11만8341.84㎡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물류센터를 건설하는 사업이었다.

이 사업을 위해 글로벌포원과 NH농협리츠운용, 한양증권이 합작투자해 금왕에프원을 설립했으며, 동양은 시공사로 참여했다. 착공 당시 동양 측은 물류센터가 들어설 금왕테크노밸리 산업단지에 중부고속도로와 평택제천 고속도로 등이 인접해 있어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을 아우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물류허브가 될 것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 물류센터 인근에는 쿠팡 물류센터도 건설 중으로, 오는 4월 오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왕에프원 홈페이지에는 2022년 12월이후 현재까지 지하층 및 기초 토목공사 진행중이라는 설명만 있을 뿐 더 자세한 공사진행 상황 설명은 없다.

금왕에프원의 계약담당 직원은 ‘왜 사용승인이 지연되느냐’는 질문에 “공사가 거의 완료된 것만 알뿐 자세한 상황은 잘 모른다”고만 말했다.

금왕 물류센터 신축공사 진행률 등에 관한 공시


상장업체인 동양의 작년 3분기 분기보고서를 보면 금왕물류센터의 기초계약잔액은 1179억원, 신규계약 및 계약변경액은 -64억원, 공사수익인식액은 591억원, 23년 9월말 계약잔액은 523억원이라는 설명이 나와있다.

또 누적발생원가는 662억원, 누적수익은 741억원, 진행청구액은 674억원, 계약자산은 67억원, 공사진행률은 58.61%이며, 매출채권은 없고, 손실충당금은 3백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되어 있다. 작년 9월말 기준 장부상으로만 보면 그때까지 공사는 대체로 잘 진행되고 있고, 공사대금도 큰 차질없이 받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런데도 지난 21일 준공기한을 못 맞추고, 대출원리금까지 동양이 떠안는 것을 보면 준공기한을 못 맞춘 책임이 동양측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물류센터를 매각해 대출원리금을 갚겠다는 것을 보면 물류센터 분양이나 임대가 잘 되지않아 대출원리금 상환에 차질이 생겼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같은 의문들에 대해 동양의 모기업인 유진기업 홍보실은 “일단 공사는 완료됐으며 주무관청의 사용승인이 안 떨어져 이같은 조치에 들어갔다”면서 “큰 문제는 없으며, 물류센터 매각 등이 이루어지면 떠안은 대출원리금도 모두 상환된다”고 설명했다.

또 “주무관청의 승인이 왜 아직 안떨어지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 “분양이나 임대도 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밝혔다. 주무관청의 사용승인이 곧 떨어지고 매각도 조기에 무난하게 완료된다면 유진 측 설명처럼 채무인수는 단순한 행정절차의 하나일 뿐 큰 문제없이 시공 건이 종결될 수 있다.

하지만 사용승인이 계속 떨어지지 않고, 매각도 장기화한다면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동양이 떠안은 대출원리금 등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양의 2023년 잠정영업실적 공시

동양은 과거 현재현 회장이 최대주주인 동양그룹 소속이었다가 법정관리 졸업후 2016년 유진그룹에 인수됐다. 최근 공시된 2023년 잠정영업실적을 보면 작년 연결기준 매출은 8663억원으로 전년대비 1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285억원)과 당기순익(302억원)도 전년대비 각각 260% 및 204%씩 많이 늘어났다.

과거 법정관리 등의 여파로 한때 시공능력평가가 244위까지 밀려나기도 했으나 작년에는 81위로 급상승, 100위권내로 다시 들어왔다.

동양의 최대주주는 유진그룹 모회사 유진기업(23.78%)이며, 유진투자증권(4.79%) 등 특수관계자 지분까지 합하면 30.05% 정도다. 동양은 최근 YTN을 인수하는 유진이엔티 지분을 49%나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YTN 인수대금 3199억원 중 1577억원을 책임지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