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동국제강, 지난해 영업이익률 소수점 추락…올해도 ‘먹구름’

뉴스웨이브 2025. 1. 26. 06:00

- 영업익 56.5%↓∙순이익 75.5%↓, 공장 가동률 50% 축소
- 영업익 21년 8030억 → 24년 1024억…3년새 87.25% 감소
- 건설경기 부진에 철근 수요 급감, 중국산 철강 공급…악재 겹쳐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황유건 기자

국내 철근 생산 2위인 동국제강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영업이익률도 소수점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0~12월 사이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 가까이 줄고, 분기영업이익과 분기순손익은 모두 적자 전환했다. 철근 전체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사가던 건설업계의 경기 부진과 국산 철강보다 10~20% 값이 싼 중국산 철강이 밀려 들어온 영향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지난해 연결 기준 연 매출 3조5275억원, 영업이익 1024억원, 당기순이익 34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6~12월) 대비 매출은 34% 증가하고, 영업이익 56.5% 감소했다. 순이익은 75.5%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2.9%에서 0.93%로 하락했다. 

동국제강은 2023년 6월1일 동국제강(현 동국홀딩스) 인적분할에 따른 신설회사로, 전년도 실적은 6~12월(6개월치) 실적만 포함한다. 전년 실적이 6월부터 집계됐음에도 이보다도 적은 이익을 기록한 것이데, 사실상 역성장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87.7%를 나타냈다.

최근 4년간 영업이익 추이는 2021년 8030억원, 2022년 7435억원, 2023년 2350억원, 2024년 1024억원 순으로 수익성은 곤두박질쳤다. 2021년(8030억원) 대비 지난해(1024억원) 영업이익 갭은 무려 87.25%나 벌어진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만 따로 떼어보면 별도 기준 매출액은 8215억원, 영업손실은 120억원, 순손실은 27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6.8% 감소, 분기영업이익과 분기순이익은 모두 적자전환했다. 

동국제강 인천공장. 사진=뉴스웨이브 배건율 기자

실적이 악화 이유는 건설 경기 침체 장기화 등 전방산업의 수요 둔화 영향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기준 국내 철근 수요는 602만7000톤(t)으로, 전년 동기(766만6000t)보다 21.4% 감소했다.

여기에 더해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수입이 증가하며 국내 철강 가격을 하락시키는 데 일조했다. 동국제강의 주요 생산 제품인 봉형강(철근) 가격은 2022년 1t당 약110만원에서 지난해 6월엔 68만원까지 떨어졌다. 주력 분야의 판매량 저하 영향으로 영업이익률은 2023년 2.9%에서 지난해 0.93%로 곤두박질쳤다.

실적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회사는 불황 극복을 위해 공장 가동 중단 등 생산량 감산 방안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나섰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7월부터 철근 공장을 야간에만 운영하며 가동률을 평년의 65% 수준으로 줄인 데 이어 올해부터는 약 50%까지 축소하는 생산량 감축 기조를 예고했다. 당장 회사는 이달 24일부터 31일까지 총 8일간 철근 공장 생산 및 출하를 중단한다.

이병주 전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철근은 전체 생산량의 50∼60%가 건설 현장으로 보내지는데,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철근 수요가 급감했다”라며 “자동차, 조선 등 산업의 호황으로 수요가 꾸준한 열연·후판·냉연 제품들과 달리 철근은 내수 위주 공급에 수출 물량이 거의 없기 때문에 철강회사들은 공장 가동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전 연구위원은 “올해 철강업계는 국내 건설 경기 침체에 트럼프 리스크까지 더해져, 우선은 살아남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