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웨이브][게이트]까뮤이앤씨, 수분양자 중도금 ‘빚’ 내 대신 변제
- 양양 그랑베이·안성 물류창고, 책임준공 부담 가중
- 현금및현금성자산 142억원 vs 1년 내 상환 차입금 555억원
- 1년 새 외형과 수익 모두 쪼그라들어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정민휘 기자
코스피 상장 건설사 까뮤이앤씨가 수분양자들이 미납한 150억원 규모의 중도금 채무를 전액 금융기관 대출을 통해 변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분양자들이 부동산 대출 규제와 투자 심리 위축으로 중도금 마련에 실패하자 연대보증자인 까뮤이앤씨가 나선 것으로 보인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까뮤이앤씨는 강원도 양양에 시공한 호텔 ‘쏘타스위트 양양 그랑베이(그랑베이)’의 수분양자들이 내지 못한 중도금 146억원을 지난달 27일 대신 납부했다. 까뮤이앤씨가 쏘타스위트 양양 그랑베이 수분양자들의 연대보증을 선데 따른 것이다. 까뮤이앤씨는 중도금을 전액 금융권으로부터 차입해 납부했다. 그랑베이는 지난해 7월 준공을 마치고 영업을 시작했다.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주청리 2-15번지 일원에 위치한 그랑베이는 생활형숙박시설로 2021년 5월 까뮤이앤씨가 시행사인 시티온으로 부터 공사를 따낸 곳이다. 이후 2022년 8월 공사 현장에서 지반 침하 현상이 발생하자 까뮤이앤씨는 두 달여간 영업정지를 당했다. 이 기간 신규 수주 활동은 올스톱 됐다.
영업정지 여파로 공사기간이 지연됐다. 당초 지난해 2월 초였던 준공은 미뤄졌다. 까뮤이앤씨는 시티온과 책임준공 약정을 체결한 상태였기 때문에 공기 지연에 따른 PF 채무 인수 및 상환 리스크를 맞닥뜨려야 했다. 대주단과 협의로 상환기일을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 사정이 열악한 까뮤이앤씨가 다른 현장의 채무 인수도 부담인 상황에서 그랑베이 수분양자의 중도금(146억) 채무를 인수하며 재무적 리스크를 더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까뮤이앤씨는 지난해 10월 경기도 안성 물류창고의 시행사 채무 1750억원에 대한 인수 권리가 발생했다. 이 현장 역시 책임준공을 미이행한데 따른 것이다. 다행히 안성 물류창고는 준공일과 PF 상환일이 연장되며 시간을 벌었다.
까뮤이앤씨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해 9월 말 별도기준 142억원에으로 집계된다. 반면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유동성장단기차입금은 555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413억원가량을 추가로 마련해야 차입금 상환에 대응이 가능하다.
모회사와 관계사로부터 자금 수혈을 기대하긴 어렵다. 지난달 말일 기준 까뮤이앤씨의 최대주주(지분율 53.54)인 베이스(옛 베이스에이치디)는 까뮤이앤씨 주식(1432만주)을 담보로 맡기고 1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대출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해 9월 까뮤이앤씨가 200억원 유상증자를 진행할 당시 베이스와 관계사 후니드로부터 실제 유입된 현금이 50억원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이들의 자금사정도 여의치 않은 모양새다.
까뮤이앤씨의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940억원, 마이너스(-)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7% 감소했고, 영업이익 적자 전환했다.
까뮤이앤씨의 사업부문은 건설공사, PC공사, 제조업, 기타 등으로 이뤄졌다. 2023년 3분기와 2024년 3분기 사이 각 사업부문의 매출 변동 추이를 훑어보면, 건설공사 1134억원→1099억원, PC공사 840억원→455억원, 제조업 0원→385억원, 기타 0.17억원→0.16억원 등이다. 제조업 부문에서 새로 발생한 매출을 제외하고는 전 부문이 모두 하락세다.
제조업 부문으로 분류된 한국알미늄의 매출을 뺀 까뮤이앤씨의 순수 3분기 연결 매출액은 1555억원이다. 전년 보다 21.2% 떨어진 수치다. 즉 1년 새 외형과 수익이 모두 쪼그라들고 있음을 지표를 통해 알 수 있다. 까뮤이앤씨는 2023년 말 기존 관계사였던 한국알미늄을 자회사(지분율 92.92%)로 편입했다.
까뮤이앤씨의 모태는 1978년 12월 설립된 삼환기업 산하 삼환까뮤다. 까뮤이앤씨는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전문 건설사로, 프랑스 레이먼드 까뮤(Raymond Camus)사로부터 PC 공법을 도입해 공동주택, 반도체공장, 지하주차장, 경기장, 물류센터, 지식산업센터, 공공기관 오피스 등에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