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웨이브][게이트] 콘텐트리중앙, 1000억원 신종자본대출…'CB 조기상환 대비?'
- 3Q 누적 영업손실 293억원, 부채비율 468.8%
- CB 최저전환가액 아래 떨어진 주가
- CB 800억원 조기상환 부담 커져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콘텐트리중앙이 지난달과 이달 두 차례에 걸쳐 총 1000억원을 신종자본대출 방식으로 조달했다. 3년 전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조기상환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콘텐트리중앙은 올해 3분기 3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손실과 500%에 가까운 부채비율 등을 보이며 재무 건전성이 악화된 상태다. 최근 주가마저 최저 전환가액을 밑으로 떨어지면서 기존 CB 투자자들이 만기 전 조기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졌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콘텐트리중앙은 특수목적법인(SPC) 에이치와이중앙제사차㈜를 통해 신종자본대출 한도 750억원을 조달한다. 에이치와이중앙제사차가 대주가 되어 콘텐트리중앙의 대출 채권을 바탕으로 자산유동화단기사채(ABSTB)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뒤 다시 차주인 콘텐트리중앙에 신종자본대출을 주는 방식이다. 거래 상대방은 계열회사인 중앙홀딩스㈜다.
앞서 지난달 19일 콘텐트리중앙은 에이치와이중앙제삼차를 통해서 한도 3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대출을 받았다. 당시 거래 상대방은 계열회사인 중앙일보㈜였다.
신종자본대출은 이자 부담이 다소 높은 반면 영구채처럼 대출 금액만큼 자본으로 회계처리 해 부채비율은 올라가지 않는다. 통상 만기는 30년으로 대출실행일 5년 뒤부터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통해 조기상환도 할 수 있다.
콘텐트리중앙이 신종자본대출로 조달한 1050억원은 자본확충·운전자금 확보 및 메가박스중앙 지원에 사용될 전망된다.
콘텐트리중앙은 올해 3분기 연결 누적 기준 매출은 6759억원, 영업손실은 293억원, 부채비율은 468.8%다.
3분기(6~9월)만 떼어본 실적은 매출 2282억원, 영업손실 128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은 15.2% 감소했으며, 65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적자전환 했다. 지난해 4분기에서 올해 3분기까지 누적된 손실액은 총 789억원이다. 이는 자회사인 메가박스중앙의 부실 영향이 크다.
멀티플렉스 메가박스의 운영사인 메가박스중앙은 2019년 영업이익 390억원에서 이듬해(2020년) 마이너스(–)682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고, 2023년(영업손실 141억원)까지 이어졌다. 2024년 3분기 매출은 752억원, 영업이익은 6억원이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534%에서 올 3분기 말 605%로 13.30%포인트(p) 증가했다.
콘텐트리중앙은 3년 전 자금이 마르자 2021년 5월 운영 자금목적으로 17회차 CB 1000억원을 발행했다. 회사는 CB 1000억원 중 200억원을 내년 1월 31일까지 취득해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나머지 800억원에 대한 조기상환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통상 CB 투자는 이자수익을 노리거나 주식투자수익을 얻어야 하는데, 해당 CB는 사채만기일인 2026년 5월 14일까지 보유해도 투자수익을 얻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CB 표면이자율·만기이자율이 0%인데다가 최저 전환가액(3만2744원)이 최근 주가(9000원)보다 많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환청구기간인 지난 2022년 5월 15일부터 현재까지 전환권 행사는 전무하다.
콘텐트리중앙 주가가 전환가액(3만2744원)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면 투자자들의 조기상환 요구는 이어질 확률이 높다.
콘텐트리중앙은 중앙그룹의 계열사 중 하나로 중간지주회사다. 그룹 지주회사인 중앙홀딩스가 지배하고 있다. 콘텐트리중앙은 ▲지주 부문(계열사 관리) ▲콘텐츠 부문(드라마 콘텐츠 제작과 유통, 영화 제작·투자·배급) ▲공간 부문(멀티플렉스 영화관과 키즈 실내 놀이터) 등 크게 세 가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