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웨이브][게이트]디와이디, 자산 65% 삼부토건에 물리고 반대매매로 주식 ‘증발’
- 디와이디·삼부토건, 나란히 상반기 재무제표 의견거절
- 리버스에이징홀딩스, 경영권 변경 ‘예고’
- 담보에 물린 상상인그룹…자금회수 ‘적신호’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재근 기자
화장품 업체 디와이디의 전체 자산의 65%가 삼부토건 투자와 관련해 계상된 가운데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았다. 삼부토건도 반기보고서 감사 의견 거절을 받아 주식 거래가 중지된 상태다. 이에 삼부토건 인수 당시부터 FI(재무적 투자자) 역할을 해온 상상인그룹(상상인저축은행·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자금회수에 적신가 켜졌다. 디와이디 경영권 변동에도 어수선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7일 리버스에이징홀딩스는 총 170억원 규모의 디와이디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 변경을 예고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디와이디는 12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대상자는 리버스에이징홀딩스(70억원), 이엘에프1호투자조합(25억원), 이엘에프2호투자조합(25억원) 등이다. 두 조합 모두 최대주주는 리버스에이징홀딩스다. 사실상 리버스에이징홀딩스가 170억원을 납입하는 셈이다. 납입일은 12월3일이다. 증자 납입이 완료되면 리버스에이징홀딩스는 총 2072만5391주(20.9%)를 확보한다.
다만 인수합병(M&A)업계는 최종 납입일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리버스에이징홀딩스는 올해 초 코스닥 상장사 엠에프엠코리아를 380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예고했지만 납입은 불발됐다.
디와이디는 올해 상반기 말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검토의견에서 의견거절을 받은 상태다. 예일회계법인은 올해 반기재무제표 검토보고서를 통해 관계기업투자에 대한 검토범위 제한을 이유로 들었다. 삼부토건 지원과 관련해 전체 자산의 65%가 재무제표에 계상된 것이 문제가 됐다. 세부적으로는 관계기업투자주식 371억원, 단기대여금 61억원이다.
예일회계법인은 삼부토건은 올 상반기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검토의견을 거절했다. 이어 삼부토건의 불확실성의 최종 결과로 발생할 수 있는 자산과 부채, 손익항목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디와이디가 올해 말까지 사유를 해소하지 못하면 올해 감사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받을 수 있다. 외부감사인의 의견거절은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디와이디와 삼부토건의 지배구조 정점에는 이일준 대양산업개발 회장이 있다. 이 회장은 투자은행(IB)업계와 M&A 업계에서 유명한 인물이다. 대양산업개발 계열사인 디에이에셋은 2019년 웰바이오텍을 인수했고, 웰바이오텍은 2020년 녹원씨엔아이를 사들였다. 2021년엔 이 회장은 개인 자격으로 디와이디를 약 100억원에 인수했다.
디와이디는 지난해 삼부토건을 품었다. 2022년부터 9개월간 총 700억원을 투입해 삼부토건 주식 1750만주(지분율 8.85%)를 거머쥐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지난해 2월 24일 디와이디는 이석산업개발 등 5개 기업을 대상으로 260억원의 주식 인수 대금을 지급하고 삼부토건 주식 650만주 인수했다. 대금 지급은 160억원의 현금 지급과 매도인을 대상으로 100억원 규모의 6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인수전에는 재무적 투자자(FI)로 상상인그룹이 나섰다. 상상인증권 등은 삼부토건 지분 일부를 담보로 받고 디와이디에 100억원을 빌려줬다. 삼부토건 인수전 참여 당시 현금성 자산이 30억원에 불과했던 디와이디가 인수를 성공한 배경이다.
인수 이후 삼부토건의 재무 악화는 심화 됐다. 디와이디가 종합건설업 면허를 취득해 삼부토건과 시너지 효과를 노렸지만 오히려 주가조작 의혹에 휩싸였다.
삼부토건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 5월 22~25일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글로벌 재건 포럼’ 포럼에서 우크라이나 코노토프시와 재건사업 관련 포괄적 MOU를 체결하며 주가에 불을 집혔다. 재건 사업은 현재로서는 기약이 없다. 올해 해외 매출은 전무하다. 삼부토건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3억 2503만원으로 전체 매출(5750억원) 중 0.06%에 불과하다.
디와이디는 삼부토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고금리 차입을 지속했다. 디와이디는 삼부토건의 재무 악화가 심화되자 보유한 삼부토건 주식 일부(750만주)를 장내에서 매도해 삼부토건에 자금을 수혈했다. 지난 4월엔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으로부터 120억원을 단기차입해 삼부토건 주식을 유상증자 배정방식으로 취득하는 형태로 지원했다. 이때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차입금(120억원) 담보로 삼부토건 주식을 잡았다.
올해 상반기 삼부토건은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반기보고서 감사 의견 거절을 받았다. 삼부토건은 반기 연결 재무제표에 대한 검토 의견 거절을 받으며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삼부토건은 2020년부터 4년 연속 영업손실 중이다. 지난해 영업손실 782억원을 올린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409억원, 당기순손실이 516억원에 달한다. 6월말 기준 결손금은 2500억원을 넘어섰다.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 2000억원에 육박한다.
삼부토건 주가가 하락하자 상상인그룹은 디와이디·삼부토건에 대한 투자금을 회수하고 나섰다. 7월부터 삼부토건 CB 절반가량을 보통주로 전환해 장내에서 매도했다. 이어 8월 담보로 들고 있던 디와이디 보유 삼부토건 주식 일부에 대해서도 반대매매를 실행했다. 담보권 실행에 따라 디와이디의 삼부토건 지분은 11.49%에서 4.98%로 반토막 났다. 디와이디 주가가 급락과 삼부토건 주식이 거래 정지되면서 상상인그룹의 추가 자금 회수는 난항이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