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강스템바이오텍, 시총 절반 규모 유증 단행…“더는 물러설 곳 없다”

뉴스웨이브 2025. 6. 12. 11:02

- 강스템바이오텍, 492억 유상증자 단행
- 자금 대부분 신약 임상에 투입
- 반복 유증에도 실적 개선 미미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황유건 기자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 중인 강스템바이오텍이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섰다. 반복된 임상 실패와 지속되는 적자로 인해 현금 확보가 절실해진 가운데, 회사는 이번 증자를 ‘마지막’이라며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회의적인 반응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강스템바이오텍은 총 492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11일 공시했다. 발행 주식 수는 3800만주로, 기존 주식 대비 67.79%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예정 발행가는 1295원이며, 납입일은 2025년 8월 25일로 정해졌다. 총 481억8500만원 규모로, 10일 기준 전체 시가총액(약 946억원)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조달된 자금은 대부분 운영자금으로 사용된다. 이 가운데 427억7500만원이 운영자금으로 잡혔고, 40억1000만원은 시설자금, 14억원은 채무상환에 쓰일 계획이다. 나머지 10억2500만원은 기타 비용으로 책정됐다. 

실권주는 삼성증권(50%), NH투자증권(30%), 한양증권(20%)이 인수할 예정으로, 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유증 발표 직후 주가는 17% 가까이 급락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주식 수가 대폭 늘어나는 데 따른 희석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증자에서 발행되는 신주는 기존 주식 수(5605만주)의 67%에 이른다. 강스템바이오텍이 “이번이 마지막 유증”이라고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강스템바이오텍 로고.   사진=강스템바이오텍


핵심은 임상이다. 회사는 골관절염 치료제 'OSCA'의 국내외 임상 및 장기추적조사에 201억원,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퓨어스템-에이디'에는 26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OSCA는 임상 2a상을 진행 중이며, 기존 50명 규모였던 대상자를 108명까지 확대해 위약 대비 효능을 면밀히 분석할 예정이다. 동시에 미국 FDA의 RMAT, BTD 등 혁신치료제 지정 조건을 충족시켜 기술이전 또는 3상으로 직행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 재생의료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주요 지역의 병원들과 계약을 맺고, 2분기부터 지방줄기세포 관련 치료 영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한 마케팅 및 사업개발에도 25억원이 배정됐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강스템바이오텍은 2018년부터 2021년, 2023년, 올해까지 총 네 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누적 조달 금액은 이번 증자를 포함해 1450억원을 넘어섰지만 실적 개선은 요원하다. 

지난해 매출은 77억원, 영업손실은 148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는 매출 9억원에 영업손실 47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누적 결손금은 1700억원을 초과한 상태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손실을 낸다면 법인세차감전순손실 비율이 50%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자기자본 대비 법인세차감전순손실 비율 추이를 살펴보면, 2021년 33%, 2022년 42.7%, 2023년 51.9%까지 점차 높아졌다. 코스닥 상장기업은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이 최근 3년간 2회 이상 50%를 초과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2024년의 경우 그해 4월 자회사(크로엔) 지분 45%(53만2654주) 매각으로 법차손 비율을 줄였다. 당시 시장은 강스템바이오텍의 크로엔 지분 매각을 두고 코스닥 상장을 유지조건을 맞추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