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웨이브][게이트]효성화학, 알짜사업 매각으로 급한 불을 껐지만…현금흐름 악화 지속
- 지속된 순손실로 인한 누적 적자 1조230억원
- PP 부진·베트남 법인 부채 부담 심화
- 특수가스 매각에도 자본잠식 '여진 지속'
- 잉여현금흐름(FCF) 적자 지속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황유건 기자
효성화학은 누적 순손실 1조원을 돌파하며 자본잠식에 빠졌다. 지난해 말 자본총계가 마이너스(-)680억원까지 곤두박질쳤다.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을 통해 시도했지만 지급 지연으로 자본확충에 실패하며 완전자본잠식에 들어갔다. 재무 악화는 PP(폴리프로필렌) 부문의 수익성 감소와 베트남 법인의 부채 부담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수가스 매각으로 단기 문제를 해결했지만, 장기적 재무 안정성 확보는 불확실한 상태다.
효성화학의 지난 5년간 누적 순손실은 1조230억원에 이른다. 회사는 출범 이후 지속적인 적자에 시달려왔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추이를 살펴보면 2021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2022년 마이너스(-)4089억원, 2023년 -3,469억원, 2024년 -3,257억원으로 대규모 순손실이 지속되면서 자기자본이 급격히 깎아 먹었다.
누적된 손실로 인해 효성화학의 자본총계는 2024년 9월말 기준 325억원까지 감소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특수가스(NF3) 사업부를 매각하여 자금을 확보하려했으나, 대금 지급 일정이 지연되면서 2024년 말 기준 자본총계가 –680억원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이에 따라 효성화학은 주식과 채권 거래가 정지됐다.
효성화학의 자본잠식엔 현금흐름 악화도 한몫했다. 2020년 이후 잉여현금흐름(FCF)은 등락이 거듭하며 지속적으로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FCF는 2020년 –4034억원, 2021년 –2730억원, 2022년 –3789억원, 2023년 –675억원을 나타냈다, 2024년 9월 기준 FCF는 –288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14억원)대비 급감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급격히 준 것은 전체 매출에서 60%를 담당해온 PP 부문이 원재료 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된 영향이다. 2022년 이후 프로판 대비 PP 스프레드가 톤당 200달러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마진이 축소되며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2024년 9월 말 기준 효성화학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560억원인 반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680억원 순유출을 나타냈다. 이는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되는 현금이 차입금 상환이나 신규 투자에 필요한 현금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효성화학의 부채 부담도 문제다. 2024년 말 기준 총차입금은 2조6406억원으로,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2조5521억원에 달한다. 연간 이자비용만 1700억원을 초과하는 상황에서 현금흐름이 악화로 차입금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차임금이 급증한 것은 지난 2018년 설립한 베트남 법인(Hyosung Vina Chemicals)에 투입된 설비투자 비용(12억8000만달러, 한화 1조8590억원) 때문이다. 베트남 법인은 2024년 9월 기준 -165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전체 회사 실적에도 타격을 줬다.
베트남 법인은 신디케이트론에 대한 원금(8억7800만달러, 한화 1조2752억원) 상환 부담을 안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미상환잔액은 약 4억2000만달러(한화 6100억원)다. 올해 말 상환기간 만기를 앞두고 유동성 위험이 더욱 커지고 있다.
효성화학은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을 통해 9200억원을 확보했다. 매각차익은 약 6000억원가량이다. 양도대금은 재무제표에는 올 초 반영됨에 따라 1월 말 기준 자본총계는 약 3597억원이 됐다. 자본이 확충되면서 자본잠식을 벗어남에 따라 정지된 주식과 채권 거래도 풀릴 전망이다.
특수가스 사업부 양도대금은 자금을 베트남 법인의 부채 상환과 단기차입금 축소에 활용할 예정이다. 회사는 추가적인 자금 확보를 위해 베트남 법인 지분 매각 등의 옵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짜 사업인 특수가스 사업 매각으로 급한 불을 껐지만, PP 부문의 경쟁 심화와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지속될 경우, 장기적인 재무 안정성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