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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뉴스웨이브][VIP라운지]인문학 네트웍에 온 힘...‘전인적人 시대’

- 비즈니스를 풍성하게 하고 판단 기로에서 통찰력 제시
- 전경련·신세계·현대차·부산시·종횡무진포럼 등 다양한 시도


[편집자주] 기업인,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 등 자본시장 플레이어들의 일상에도 문화와 트렌드가 있다. 이들은 주식과 채권, 부동산 투자 상품 등 다양한 영역을 오가며 투자를 진행하며 이에 걸맞게 끊임없이 새롭고 다양한 문화생활에도 차별화를 추구한다. 비즈니스에 적극적인 플레이어들은 상대방의 취향을 분석해 딜(거래)에 활용하고 있다. 때론 취향이 같다는 것만으로도 큰 인상을 남긴다. 자본시장 플레이어들의 관심사, 그리고 문화생활에 대해 뉴스웨이브가 들여다본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란 시의 한 구절이다.

변화가 많은 시장에서는 담쟁이와 같은 인재가 선호된다. 과거 우리 사회는 한 가지에 전문적인 인재를 원했다. 이젠 담쟁이적 소양을 갖춘 전인적(全人的) 인재가 각광받는다. 충분한 지적 능력은 물론, 주어진 상황을 헤쳐 가는 확고한 의지를 갖춘 사람이다.

전인적인 인재가 가장 두각을 보이는 분야는 소통이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스스로가 먼저 타협점을 찾아낼 줄 안다. 이는 자본시장처럼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현장에서 성과를 낼 때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인문학은 전인적인 인재를 만드는 밑거름이다. 인문학은 인간과 관련된 근원적인 문제나 사상, 문화 등을 중심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시대가 남긴 유산은 인문학에 투영되어 기술 개발은 물론, 조직문화와 갈등, 타업종과의 융합 등에 대한 고민 등 여러 판단의 기로에서 최선의 선택을 돕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외 기업 및 기관들은 경영에 인문학을 활용하고 있다. 개개인의 통찰력을 높일 수 있으며, 인문학 지원을 통해 기업이미지를 품격 있게 알릴 뿐 아니라 고객이나 지역사회, 소외계층에게 혜택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서울 신수동 한국출판콘텐츠센터에서 열린 ‘종횡무진’ 창립포럼에서 창단 발기인들이 활짝 웃고 있다.  사진=종횡무진포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부설국제경영원은 기업인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높이고 비즈니스 네트워킹도 가능한 '문학 최고경영자 과정'을 개설했다. 이과정은 기업인들이 고민하는 비즈니스 미팅의 대화 소재를 풍성하게 하고 사업 아이디어를 찾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개설됐다.

재계 13위 신세계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용진 부회장은 대학생들에게 문학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전국 대학을 순회하는 콘서트형 강연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현대차그룹 현대차정몽구재단은 지난해 11월 28일 ‘2023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을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개최했다. ‘호모사피엔스, 기후위기를 말하다’라는 대주제로 여섯 분야 학자들의 강연이 진행됐다.

부산시 부산미래경제포럼은 지난 5일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를 초청해 '어떻게 도시를 업그레이드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 및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졌다. 부산시는 부산미래경제포럼을 통해 부산 소재 기업인, 시 산하 공사·공단, 출자·출연기관장 등을 대상으로 인문학 동향을 학습·공유하고 있다. 

책을 쓴 기업인 및 의사, 공무원 예술가, 작가들로 구성된 인문학포럼도 등장했다. 최봉수 전 웅진싱크빅 대표, 임택조 전 신한라이프 부사장 등 기업인들과 각 분야의 전문가 26명은 12일 서울 신수동 한국출판콘텐츠센터에서 '종횡무진포럼' 창립식을 갖고 허영만 만화가와 홍성남 신부를 고문으로, 김순길 명지대 교수(부동산학 박사)를 간사로 선출했다. 포럼은 과거의 기록을 전달하고 현재 삶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종횡무진포럼 사무국을 맡고 있는 신민식 가디언 대표는 “좋은 책은 시대를 초월하여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받는데, 좋은 주제와 가치관을 담고 있는 명작은 사람들의 언어와 상상력, 예술적인 감성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