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항공 추락사고로 주가 ‘급락’ → 차입금 담보 ‘부족’
- 시가총액, 제주항공 573억원· K홀딩스 176억원 ‘증발’
- AK홀딩스, 5일 교환사채(EB) 풋옵션 청구↑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제주항공의 여객기 추락사고 여파로 모회사인 AK홀딩스의 차입금 대한 금융권의 조기 상환 요구·추가 담보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애경그룹의 지주사인 AK홀딩스는 제주항공 주식을 담보로 1600억원대의 차입을 일으켰는데, 지난달 29일 제주항공 추락사고 이후 제주항공의 주가가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2년 전 AK홀딩스가 제주항공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교환사채(EB)의 3회차 조기상환청구일(5일)이 나흘 앞으로 다가오며 AK홀딩스의 재무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AK홀딩스가 제주항공 주식을 담보로 일으킨 단기 차입금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162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의 주가가 급락하며, 금융권이 추가 담보를 요구하거나 차입금을 조기 회수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달 29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비행기(보잉 B737-800) 추락사고 직후(거래일 기준 30일) 제주항공의 주가는 장 초반 6920원까지 수직 낙하했다. 장 마감 전 소폭 반등했지만 전 거래일보다 8.65%(710원) 빠진 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역시 사고 전 거래일(27일) 6621억원에서 30일 6048억원으로 573억원이 증발했다.
애경그룹 내 다른 상장사의 사정도 비슷하다. 지난달 27일에서 같은 달 30일 사이 AK홀딩스의 시가총액은 1453억원에서 1277억원으로 176억원이 휘발됐고, 애경산업은 3666억원에서 3491억원으로 175억원이 감소했다.
역대 국내 항공기 사고 중 인명피해가 세 번째로 큰 만큼, 제주항공의 주가 하락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사고기’란 낙인이 찍히며 제주항공의 항공권 취소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제주항공의 실적 악화와 주가하락은 곧 AK홀딩스의 재무 리스크를 의미한다.
문제는 당장 4일 앞으로 다가온 EB 3차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대응이다. 오는 5일부터 진행되는 3차 풋옵션 기간(1월5일~2월4일) 중 투자자들의 풋옵션 청구가 이어질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2년 9월 AK홀딩스는 제주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제주항공의 주식(804만9535주)을 기초자산으로 1300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했다. 그간 투자자들은 교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풋옵션 행사를 통해 일부 자금을 회수했다. 남은 EB 물량은 780억원으로 집계된다.
제주항공의 3분기 말 별도 기준 유동화가능금융자산은 856억원이다. 유동화가능금융자산이 지난해 보다 8배가량 늘어나는 대신 2023년 말까지 없던 장기차입금 500억원이 새로 생겨났다. 확보한 유동화가능금융자산은 풋옵션 대응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은 애경그룹의 캐시카우 회사로 꼽힌다. 그룹 총매출의 36.3%를 담당할 뿐만 아니라 영업이익(제주항공1698억원)은 지난해 기준 애경산업(619억원)과 애경케미칼(451억원)을 합친 것보다 많다.
제주항공은 올해 연간 매출 2조원을 달성이 유력시되자 지난달 18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익잉여금으로 885억원을 전입하며 AK홀딩스 등 주주에 대한 배당을 예고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실적은 하락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제주항공은 지난 2005년 애경그룹이 제주특별자치도와 합작 설립한 저비용 항공사(LCC)다. 주주구성은 지난해 말 기준 AK홀딩스(지분율 50.39%), 국민연금공단(7.84%), 애경자산관리(3.22%), 제주도(3.18%)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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