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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브][게이트]LF 자회사 인덜지 ‘자본잠식’…누적 적자 200억원 육박

- LF의 수차례 수혈에도 인덜지 수익성 악화 지속
- LF, 올해 120억 유상증자 참여…인덜지 실적개선 ‘실패’
- 2017년부터 2023년 사이 1년 제외하고 모두 적자
- 신사업인 수제맥주 사업 4년 만에 철수하며 추가 손실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LF의 종속기업이자 해외 주류 수입 유통사인 인덜지㈜의 누적 영업적자가 200억원에 육박하며 자본잠식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모회사인 LF가 1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재무 개선을 시도했지만 올해 6월말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났고, 순손실은 두배로 증가했다. 올해 초 인덜지 대표에 오른 배상훈 대표마저 지난달 말일 돌연 사임하며, 회사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최근 이성연 LF푸드 대표가 인덜지 대표직을 겸직하며 회사를 추스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인덜지는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97억원을 기록하며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수년간 지속된 적자와 신사업 진출 실패 등이 원인 지목된다. 자본잠식은 순자산(자본)이 자본금보다 더 적은 상태로 상장기업이라면 자본금이 전액 잠식된 기업은 관리종목 지정 없이 즉시 상장 폐지된다.

인덜지는 2022년을 제외하고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영업손실을 냈다. 이 기간 누적 영업손실액은 189억원에 달한다. 지난 7년간 영업이익을 훑어보면 2017년 –19억원, 2018년 –32억원, 2019년 –51억원, 2020년 –42억원, 2021년 –31억원, 2022년 0원, 2023년 –14억원 이다.

인덜지의 누적 손실액이 매년 커지자 LF는 지분법 손실인식을 중단했다. 2017년 –16억원, 2018년 –21억원, 2019년 –40억원, 2020년 –42억원의 지분법 손실을 내며 LF 전사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인덜지는 연매출도 70~100억원을 안팎에서 움직이며 더 성장하지 못했다. 2017년 102억원, 2018년 99억원, 2019년 101억원, 2020년 84억원, 2021년 76억원, 2022년 100억원, 2023년 7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실적 개선을 위해 신사업으로 수제맥주(문베어브루밍) 사업을 벌였지만 4년만인 2021년 철수했다. 강원도 고성에 지은 맥주 양조장 등 수제맥주 사업과 관련된 토지, 건물, 설비 등 유형자산과 지적재산권은 120억원을 받고 교촌에프앤비에 넘겼다,  

인덜지 홈페이지 갈무리

인덜지는 해외 주류를 수입·판매하는 회사다. 주요 브랜드는 스파클링 와인 버니니와 칵테일 쿠엘포 등이다. 2016년 LF가 2억6000만원을 들여 지분 4.55%를 확보하며 LF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이때 인덜지가 발행한 전환사채(CB) 117억원을 LF가 추가로 인수했는데, LF가 해당 CB를 2017년,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모두 보통주로 전환하며 인덜지를 종속기업으로 편입시켰다. 

LF의 인덜지 투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19년 25억원, 2020년 1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에 따라 2017년 53.18%였던 인덜지 지분율은 2020년 91.58%로 뛰었다. 올해 초 12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도 LF는 돈을 댔다.

하지만 LF의 투자 기대와는 다르게 인덜지는 올해 6월말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났고, 반기순손실은 두배로 증가했다. 지난 1분기엔 매출 13억을 거두며 전년 동기(21억원) 보다 37.9% 감소했고, 순손실은 5억원을 내며 전년 동기(3억4000만원)와 비교해 손실폭을 47.7% 키웠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 시장 위축과 경쟁심화로 인덜지가 당장 수익을 가져가기 힘든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배상훈 대표는 지난 9월 30일 대표이사를 내려놨다. 올해 LF그룹 정기인사에서 CEO에 오른지 9개월 만이다. 배 대표는 디아지오코리아 영업부장을 거쳐 2021년 인덜지에 합류한 인물이다. 배 대표의 공백은 이성연 LF푸드 대표가 채웠다. 삼표시멘트, 트라이본즈, 파스텔세상 등에서 대표를 역임한 이 대표는 LF푸드와 인덜지 대표직을 겸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