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출은 증가 영업이익은 감소…2Q 영업손실 40억원
- 비용 증가 원인…신사옥 구축과 R&D 인력 확충
- 주가, 최고가 대비 67.27% 하락
[편집자주] 코스피·코스닥 시장은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업공개(IPO) 시장 투자심리는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대어급 종목들이 차가운 시장 분위기에 IPO 레이스를 완주하지 못하고 공모를 철회했다. 증시는 한 나라 경제의 바로미터다. 한국 증시가 만년 천수답에서 벗어나려면 투명한 IPO를 활성화해야 한다. 뉴스웨이브는 IPO 준비기업의 가려진 시간과 이로 인한 사업·지배구조 개편·배당정책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재근 기자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에이직랜드가 코스닥 상장 10개월 만에 역성장을 나타냈다. 매출은 2021년 이후 3년 연속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상장 이후 꺾였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마이너스(-)40억원, 상반기는 -21억원의 손실을 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직랜드는 올 2분기 매출액 121억원, 영업손실 40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338억원, 영업손실은 21억원이다.
매출은 2021년 452억원, 2022년 696억원, 2023년 742억원을 기록하며 우상향 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22년에서 2023년으로 넘어가면서 3분의 1토막이 났다. 영업이익은 2021년 28억원에서 이듬해 114억원을 찍고 지난해 39억원으로 추락했다. 전년대비 66.2%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741억원)이 6.4%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악화한 셈이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37억) 역시 27.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는 인공지능(AI) 사업 부문 수주 증가에 힘입어 연결 기준 영업이익 1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수준을 회복했다. 이는 전년 대비 17억원 증가한 실적이다. 하지만 2분기 영업손실(40억원)이 발생하며 상반기 실적을 끌어내렸다.
2분기 실적의 감소 요인은 신사옥 구축과 연구개발(R&D) 인력 확충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직랜드는 상장으로 규모를 갖추자 사옥을 지었다. 지난 4월 에이직랜드는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 신사옥을 완공한 뒤 입주를 마쳤다. 통상 팹리스 업체는 반도체 R&D만을 전문으로 하고 생산은 외주에 맡기는 형태로 사업을 운영한다. 자체적인 생산 시설이 없기 때문에 건물을 임대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R&D 공간이 확보되며 전문 인력 확충도 이어졌다. R&D 인력은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에이직랜드는 2016년 4월 설립된 주문형반도체(ASIC) 디자인하우스다. 디자인하우스는 팹리스 기업의 설계를 실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생산) 기업이 생산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 및 최적화를 제공하는 회사다.
2019년부터 대만 TSMC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TSMC의 파운드리를 제조가 가능한 형태인 물리적 설계로 재설계해주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AI, 차량용 반도체, 엣지(Edge)향 메모리 컨트롤러, 5G 무선 통신 및 사물 인터넷(IoT)을 비롯한 다양한 응용 분야를 위한 고성능, 고집적의 복잡한 시스텝온칩 솔루션도 개발한다. 특히 AI 사업 부문의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45%를 차지한다.
에이직랜드는 지난해 11월 1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글로벌 1위 파운드리인 TSMC의 유일한 국내 디자인하우스 파트너란 점이 사업적 안정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당시 UTC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피앤피인베스트먼트 등이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했다.
에이직랜드는 올해 3월 자회사 위즈마인드, 탑에이직과의 합병을 완료했다.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무증자합병으로 진행돼 에이직랜드의 경영권 변동 또는 최대주주 변경은 없다. 합병 후 에이직랜드의 자산총액은 685억원이다. 합병 전보다 5억원 가량 증가했다.
합병으로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도 기대했지만 에이직랜드 주가는 하락세다. 거래소에 따르면 10일 2만7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3월 13일 최고가 8만4500원 대비 67.27%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