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스피네이처, 지주사 외형 갖추기
- 배당금 792억 중 정대현 부회장에겐 약 538억 지급
[편집자주] 기업의 궁극적 목표는 계속기업이지만, 대다수 기업인들의 최대 화두는 지배구조와 경영권 승계다. 특히 승계는 기업규모가 클수록 경제 및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승계를 진행중인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는 이유다. 하지만 공정한 방법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일감 몰아주기와 오너 일가의 사익 편취 논란 등과 같은 오점을 남길 수 있다. '대물림'은 주요 기업의 경영권 승계 과정을 집중 분석해 그 의미를 되짚어 보는 코너다. 승계의 흐름에 담긴 배경, 지배구조의 암호를 뉴스웨이브가 풀어본다.
뉴스웨이브 = 이재근 기자
삼표그룹이 삼표산업과 에스피네이처 이중 지주사 체제를 구축 중인 가운데, 삼표산업(옛 ㈜삼표)에 대한 오너 3세 정대현(1977년생) 부회장의 지배력은 23.45%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표산업의 지분은 정 부회장 5.22%, 정 부회장의 개인회사인 에스피네이처가 18.23%를 나눠들고 있다. 정 부회장의 부친인 정도원 회장의 지분율(30.33%)과 간격은 약 7%에 불과하다.
2013년 ㈜삼표(현 삼표산업)가 정 부회장의 개인회사인 대원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정 부회장의 ㈜삼표 지분율이 올라갔다. 정 부회장이 지배력을 직·간접으로 높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20여 년의 시간과 에스피네이처란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정도원 회장이 승계를 위해 장기간 육성해 온 회사로 보는 시각이 짙다. 결과적으로 에스피네이처가 정 부회장의 그룹 승계를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고 있다.
2004년 설립된 에스피네이처(옛 삼표기초소재)는 내부거래와 M&A를 통해 급성장한 비상장 업체다. 정 부회장의 지분율은 71.95%, 나머지 28.05%는 오너 일가가 보유하고 있다.
에스피네이처는 2013년 11월 대원에서 인적분할 한 신대원이 모태다. 2017년 신대원의 자회사인 삼표기초소재, 2018년 남동레미콘, 2019년 경헌, 네비엔, 당진철도 등을 차례로 흡수합병 했다. 2019년 사명을 삼표기초소재에서 에스피네이처로 바꿨다. 에스피네이처의 외형이 커지면서 기업가치도 덩달아 커졌다.
최근 에스피네이처는 사업부문들 분리하며 중간지주사 성격으로 변신을 시도 중이다. 2020년 에스피에스엔에이(분체사업부), 에스피환경(영천사업부)를 물적분할, 올해 4월 에스피레미콘(레미콘 제조부문) 분사를 단행했다.
에스피에스엔에이와 에스피환경 분할 이후, 에스피네이처의 투자활동현금흐름상 배당금수취액은 10억에서 140억원로 높아졌다. 자회사 배당금이 투자활동현금흐름상 수익으로 잡히면서 현금창출력이 좋아진 셈이다. 에스피네이처 산하 회사들이 호실적에 기반해 고배당을 실시한다면, 정 부회장 입장에서는 현금여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에스피네이처는 정 부회장의 실질적인 자금줄이다. 2015년부터 배당을 실시 중이다. 배당성향은 28.95%로 국내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19.1%)의 두 배에 육박한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에스피네이처가 배당한 돈은 792억원이다. 이중 정 부회장이 배당으로 수령한 돈은 538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분율(71.95%)을 통해 산출한 값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영이 악화된 2000년의 경우 거액의 배당금을 지급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87억원(전년 대비 67.94% 감소), 34억원(전년 대비 27.37%)을 기록했다. 같은 해 주주 배당금은 115억원을 책정했다. 이중 정 부회장(지분 71.95%)에게 지급된 배당금은 83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결산 배당으로 보통주 1주 당 6000원을 지급했다. 부회장 몫은 약 83억원이다.
정 부회장이 경영권을 온전히 승계 받으려면 에스피네이처의 기업가치를 더욱 높여서 삼표그룹 최상단에 올리는 작업이 뒤따를 전망이다.
부친이 준비한 에스피네이처와는 별개로 지난해 공정위 집계 기준 재계 순위 84위인 삼표그룹의 후계자인 정 부회장의 성과 평가에도 이목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삼표그룹은 로봇주차 시장 진출로 신사업 영역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신사업은 정 부회장이 지분 60%, 셈페르엠 지분 40%를 들고 있는 에스피앤모빌리티가 맡았다. 재계에는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삼표그룹 주력인 시멘트나 건자재, 레미콘 등의 사업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차기 총수 입지 구축을 위해 그룹이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피앤모빌리티는 지난해 말 기준 매출 0원, 영업손실 2억원을 기록했다.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올해 3월 대표가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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